2026-10-13 · 심유나 (책임연구원)

음식물쓰레기는 어디로 가고 종량제는 얼마나 줄였을까? RFID 761만 세대와 감량률 45.2%, 자원화 경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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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실제로 쓰레기를 줄였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줄였습니다. 다만 줄어든 폭은 제도의 종류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전국 176개 지자체가 RFID 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해 761만 세대가 이용하고 있고 공동주택 기준 보급률은 55%, 전체 세대 기준으로는 35%입니다. RFID는 카드를 인식한 뒤 버린 무게가 중앙 시스템으로 전송되는 방식이라 버린 사람과 버린 양이 그대로 남습니다. 대구 달서구에서는 공동주택에 종량기 1,665대를 가동한 뒤 음식물쓰레기가 45.2% 줄었습니다.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는 연간 약 500만 톤이고 이 가운데 20% 정도인 95만 톤 분량의 배출 정보가 시스템에 쌓여 있습니다.

목차

아파트 단지에서 RFID 기계를 들인 뒤 생긴 변화

서울 한 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을 자료로 받아 본 적이 있습니다. RFID 종량기 도입을 두고 1년 넘게 논의가 이어진 기록이었습니다.

도입 전 이 단지는 공동 수거통 방식이었습니다. 단지 전체 배출량에 따라 관리비에 음식물 처리비가 나뉘어 붙었습니다. 많이 버리는 세대와 적게 버리는 세대의 부담이 같았다는 뜻입니다. 회의록에 반복해 적힌 불만이 "우리 집은 둘이 사는데 왜 똑같이 내느냐"였습니다.

도입 반대 의견도 뚜렷했습니다. 기계 설치비, 고장 수리비, 카드 분실, 겨울에 뚜껑이 얼어붙는 문제, 기계 주변 냄새가 반대 이유로 올라왔습니다. 결국 동별로 한 대씩 설치하고 6개월 시범 운영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됐습니다.

6개월 뒤 수치가 나왔습니다. 단지 전체 배출량이 30% 가까이 줄었고 세대별 부담이 실제 배출량에 따라 갈렸습니다. 관리사무소 쪽에서 들은 설명이 흥미로웠습니다. 배출량 감소의 상당 부분은 "덜 버리게 됐다"가 아니라 "물기를 빼고 버리게 됐다"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무게의 상당 부분이 수분이라 짜서 버리면 무게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종량제의 효과를 평가할 때는 이 지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무게가 줄었다는 것이 음식을 덜 남겼다는 뜻과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수분 제거분과 실제 발생량 감소분을 나눠 보지 않으면 정책 효과를 과대 평가하게 됩니다. 물론 수분이 줄면 수송과 처리 비용이 함께 내려가므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종량제는 세 가지 방식이 섞여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하나의 제도가 아닙니다. 지역마다 다른 방식이 쓰이고 효과도 다릅니다.

방식과금 기준감량 효과한계
전용 봉투봉투 구입량중간봉투에 꽉 채워 버리는 행동 유발
납부칩·스티커수거용기 단위낮음용기를 공유하면 개인 부담과 무관
RFID 기반실제 무게(g)가장 높음설치·유지비, 기계 고장과 냄새

RFID가 효과가 큰 것은 과금 단위를 그램으로 매기기 때문입니다. 봉투 방식은 한 장을 샀으면 꽉 채워 버리는 것이 이득이지만 무게 과금에서는 한 그램이라도 줄이는 것이 이득입니다. 행동을 바꾸는 유인의 결이 다릅니다.

한국환경공단이 RFID 기반 종량제 운영 10년을 넘긴 시점이라 축적된 데이터도 적지 않습니다. 명절 전후 배출량 변화를 계량 자료로 확인해 감량 세대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 지자체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출 데이터가 그대로 남으니 정책을 설계할 때 쓸 재료가 생깁니다.

다만 개인정보 측면의 설명도 필요합니다. RFID 카드는 세대 단위로 발급되고 배출 시각과 무게가 기록됩니다. 어떤 정보를 얼마나 보관하는지, 누가 열람할 수 있는지를 입주자에게 미리 안내하지 않으면 도입 과정에서 갈등이 생깁니다.

버린 뒤 음식물쓰레기는 어디로 가나요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는 크게 세 경로로 갑니다.

사료화는 건조·가열해 가축 사료 원료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처리량이 많고 설비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품질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염분이 높은 한국 음식물 특성상 사료 용도에 제약이 있습니다. 가축 질병 이슈가 생기면 수요가 급격히 줄어 처리 경로가 막히는 위험이 있습니다.

퇴비화는 미생물로 발효시켜 비료 원료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염분과 이물질이 섞이면 품질이 떨어져 수요처를 찾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비닐이나 뼈, 조개껍데기 같은 이물질을 분리배출 단계에서 걸러내야 합니다.

바이오가스화는 혐기성 소화로 메탄을 뽑아 발전이나 도시가스로 쓰는 방식입니다. 세 경로 중 정책 방향이 가장 또렷하게 기울어 있는 쪽입니다. 음식물쓰레기만 넣기보다 가축분뇨, 하수슬러지, 농산부산물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함께 넣는 쪽이 효율이 높습니다. 그런 통합 처리 방식으로 설계된 시설이 늘고 있습니다. 경북 성주군이 가축분뇨와 음식물류폐기물, 분뇨, 하수슬러지, 농산부산물을 통합 처리하는 구조를 갖춘 사례로 꼽힙니다. 서울 송파구는 바이오가스 생산 목표량 대비 180%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세 경로의 비중은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수도권은 시설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민간 위탁 비중이 높고 처리 단가 변동에 노출됩니다. 지자체 환경 예산에서 음식물류폐기물 처리비가 차지하는 몫도 해마다 흔들립니다. 처리 단가가 오르면 종량제 수수료가 오르고 주민 민원이 따라옵니다. 처리 시설을 지역 안에 두는 문제는 입지 갈등이자 동시에 요금 문제입니다.

음폐수가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에서 바깥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난제가 음폐수입니다. 음폐수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로, 유기물 농도가 매우 높습니다.

과거에는 상당량을 해양에 배출했습니다. 런던협약 체제에 따라 해양 배출이 금지된 뒤 전량을 육상에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선택지는 하수처리장 연계 처리와 바이오가스화입니다.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면 고농도 유기물이 처리 공정에 부담을 주고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입지와 투자비가 걸립니다.

여기서 가정의 배출 습관이 정책 비용과 직접 연결됩니다. 물기를 빼고 버리면 음폐수 발생량이 줄고 처리 비용도 줄어듭니다. 종량제 안내문에 "물기를 꼭 짜서 배출"이라는 문구가 늘 들어가는 이유는 수수료 절감 때문만이 아닙니다. 뒤쪽 처리 공정 전체의 부담이 달라집니다.

가정용 음식물처리기는 해답일까요

최근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커지면서 선택 기준을 묻는 문의가 늘었습니다. 방식은 크게 셋입니다.

  • 건조 분쇄형: 열로 수분을 날리고 분쇄합니다. 부피가 크게 줄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고 잔여물은 여전히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해야 합니다
  • 미생물 분해형: 미생물로 분해해 양을 줄입니다. 분해 균주와 교반날 유지관리가 필요하고 소비재 비용이 붙습니다
  • 디스포저(싱크대 설치형): 분쇄해 하수로 흘려보내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인증받은 제품에 한해 쓸 수 있고 분쇄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회수해야 합니다

세 번째 방식이 가장 주의가 필요합니다. 회수 장치를 떼어 내고 전량을 하수로 흘려보내도록 개조하면 하수관이 막히고 하수처리장 부하가 커집니다. 인증 여부와 구조를 확인하지 않은 제품 설치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총비용으로 보면 판단이 갈립니다. 기기값과 전기요금, 소비재 비용을 합치면 종량제 수수료보다 비싼 경우가 흔합니다. 구매 동기가 비용 절감이라면 기대와 어긋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냄새와 벌레, 배출 동선의 번거로움을 줄이는 목적이라면 값을 치를 만한 편익이 있습니다. 구매 전에 연간 전기 사용량과 소비재 교체 비용을 적어 두고 종량제 수수료와 비교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배출 단계에서 줄이는 네 가지

1단계 — 구매에서 줄입니다

음식물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조리 전에 상해서 버려지는 식재료입니다. 장보기 전 냉장고를 사진으로 찍고 가는 것만으로 중복 구매가 줄어듭니다. 묶음 할인으로 산 채소가 쓰레기가 되면 할인분보다 손해가 큽니다.

2단계 — 보관 방식을 바꿉니다

채소는 씻어서 보관하면 수명이 짧아집니다. 쓸 만큼만 씻고 나머지는 흙이 묻은 채 신문지에 싸 두는 쪽이 오래갑니다. 냉동 가능한 재료는 소분해 바로 냉동실로 보냅니다.

3단계 — 물기를 뺍니다

배출 직전 체에 올려 물기를 빼면 무게가 줄어 수수료가 내려가고 음폐수 발생량도 줄어듭니다. 국물 음식은 건더기만 음식물쓰레기로 내고 국물은 하수로 버리는 것이 기준입니다.

4단계 — 섞이면 안 되는 것을 확인합니다

음식물쓰레기가 아닌 품목이 섞이면 사료화와 퇴비화 품질이 떨어집니다. 대파 뿌리의 흙, 조개·소라·전복 껍데기, 동물 뼈, 복숭아·망고 같은 과일의 큰 씨, 티백과 커피 찌꺼기가 그런 품목입니다. 처리 기준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이사한 뒤에는 해당 지자체 기준을 한 번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덧붙여 — 외식과 급식 쪽이 더 큽니다

가정 배출만 보면 전체 그림을 놓칩니다. 음식물쓰레기는 가정, 음식점, 집단급식소에서 함께 나오고 업소 쪽 발생 밀도가 더 높습니다. 음식점은 일반 사업장 폐기물 기준으로 처리하고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손님이 남긴 음식은 업소가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라 감량 유인이 약합니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양을 고를 수 있게 하는 방식, 급식에서 선택형 배식을 늘리는 방식이 실효가 있다고 보고됩니다.

정책 쪽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가정 종량제는 보급률이 꽤 올라왔기 때문에 추가 감량의 여지가 업소와 급식 쪽에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가정에서 하는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 집만 열심히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체감이 생기는 이유는 발생 구조가 이렇게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FAQ

RFID 종량제를 쓰면 수수료가 올라가지 않나요? 많이 버리는 세대는 올라가고 적게 버리는 세대는 내려갑니다. 공동 부담 방식에서는 1\~2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담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소가구는 대체로 내려갑니다. 단지 전체 배출량이 줄면 처리 위탁 비용도 함께 줄어 관리비 쪽에서 상쇄되는 부분이 생깁니다.
물기를 짜서 버리는 게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나요? 음식물쓰레기 무게의 큰 비중이 수분이라 체감 효과가 분명합니다. 무게 기준 과금에서는 수수료가 바로 내려갑니다. 처리 단계에서는 음폐수 발생량이 줄어 공정 부담이 함께 줄어듭니다. 다만 무게 감소를 발생량 감소로 오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남긴 음식의 양 자체를 줄이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음식물처리기를 쓰면 종량제 봉투를 안 사도 되나요?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건조 분쇄형과 미생물 분해형은 잔여물이 남아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해야 합니다. 부피와 무게가 줄어드니 수수료는 내려가지만 배출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싱크대 설치형은 인증 제품 기준으로 분쇄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회수해 배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개껍데기와 동물 뼈는 음식물쓰레기인가요? 대체로 일반쓰레기입니다. 사료나 퇴비 원료로 쓸 수 없고 분쇄 설비를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부 기준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차이가 있어 거주 지역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애매한 품목은 일반쓰레기로 보내는 쪽이 처리 품질에 덜 해롭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만들면 온실가스가 줄어드나요? 매립이나 단순 소각과 비교하면 줄어듭니다. 매립에서는 유기물이 분해되며 메탄이 대기로 새어 나갑니다. 바이오가스화는 그 메탄을 포집해 에너지로 씁니다. 다만 수송 거리와 시설 효율에 따라 실제 감축량이 달라지므로 시설 단위로 평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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