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1 · 심유나 (책임연구원)

라돈 측정기는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할까, 수동형 90일과 전자식 48시간이 다른 숫자를 주는 이유와 선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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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측정기는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할까요?

라돈 측정의 출발점은 기기 성능보다 측정 기간을 정하는 일입니다. 같은 집에서도 48시간 측정값과 90일 측정값은 두 배 이상 벌어질 수 있습니다. 환경부 권고기준은 주택 200Bq/㎥, 학교와 다중이용시설은 148Bq/㎥이고 세계보건기구는 연평균 농도를 가늠하려면 최소 3개월 측정을 권합니다. 가정에서 쓰는 기기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알파비적 방식의 수동형 검출기는 90일 동안 평균을 쌓은 뒤 분석기관에 보냅니다. 전자식 측정기는 한 시간 단위로 숫자를 보여 줍니다. 처음 확인할 때는 한국환경공단의 주택 라돈 무료측정과 저감 컨설팅을 신청하는 쪽이 비용과 정확도 양쪽에서 유리합니다.

목차

단독주택 한 채를 두 방식으로 재 본 기록

생활환경 자료를 준비하면서 1980년대에 지은 단독주택 한 채를 대상으로 두 방식을 같이 돌려 봤습니다. 토양과 맞닿은 1층이고 바닥 몰딩 쪽에 머리카락 두께의 틈이 보이는 집이었습니다.

전자식 측정기를 안방 바닥에서 1.2m 높이에 두고 첫 48시간을 재니 평균 72Bq이 나왔습니다. 수치가 낮아 안심할 만한 결과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대별 그래프를 보니 폭이 컸습니다. 창을 닫고 잠든 새벽 3시에서 6시 사이에 150Bq을 넘긴 구간이 있었고 환기한 오후에는 30Bq까지 내려갔습니다. 같은 집에서 다섯 배 차이가 난 셈입니다.

같은 자리에 수동형 검출기를 놓고 90일을 채운 뒤 분석 결과를 받았습니다. 평균 118Bq이었습니다. 48시간 평균보다 높고 새벽 최고치보다는 낮은 숫자였습니다. 이 집의 연평균을 가늠하는 데는 118Bq이 훨씬 쓸 만한 값입니다. 라돈은 땅에서 스며 나오고 환기량과 기압에 따라 실시간으로 출렁이기 때문에 짧게 재면 그날의 환기 습관을 측정하게 됩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받아 보고 나서야 기기 선택보다 기간 선택이 먼저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라돈 기준은 몇 Bq부터 문제인가요?

기준은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숫자를 섞어 쓰면 판단이 흔들립니다.

구분기준값근거
주택200Bq/㎥환경부 실내 라돈 권고기준
다중이용시설·학교148Bq/㎥실내공기질 관리 기준
세계보건기구 참고수준100Bq/㎥WHO 권고

기준값은 안전과 위험을 가르는 선이 아닙니다. 라돈은 폐암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이고 농도가 낮아질수록 위험도 함께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기준을 넘지 않았어도 조치는 필요합니다. 100Bq 아래라도 환기를 늘려 더 낮추는 쪽이 유리합니다.

또 하나는 단위입니다. 국내 자료는 Bq/㎥을 쓰는데 해외 제품 설명서나 미국 자료에는 pCi/L이 등장합니다. 1pCi/L은 약 37Bq/㎥이므로 미국 권고 기준 4pCi/L은 148Bq/㎥에 해당합니다. 해외 직구 기기의 화면 단위를 확인하지 않으면 숫자를 37배 작게 읽는 실수가 생깁니다.

측정 장비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장비는 정밀도와 측정 시간에 따라 계측기, 측정기, 간이검출기로 나뉩니다.

  • 계측기: 연구기관과 전문 측정업체가 쓰는 장비입니다. 가격이 수백만 원대이고 교정 성적서가 따라옵니다. 일반 가정에서 구입할 대상은 아닙니다.
  • 측정기: 가정용으로 보급된 전자식 기기입니다. 실시간 수치와 누적 평균을 함께 보여 주고 가격대는 수십만 원 안쪽입니다. 기기에 따라 계측기와 측정 오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도 있습니다.
  • 간이검출기: 알파비적 필름을 쓰는 수동형입니다. 기기값이 저렴하고 전원이 필요 없지만 실시간 수치를 볼 수 없고 분석기관에 보내 결과를 받아야 합니다.

가정에서 선택지는 두번째와 세 번째입니다.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쓰임이 다릅니다. 연평균을 알고 싶다면 수동형, 어떤 행동이 수치를 움직이는지 알고 싶다면 전자식입니다. 처음 측정하는 집이라면 수동형으로 연평균을 잡고 기준을 넘길 가능성이 보일 때 전자식으로 원인을 찾는 순서가 효율적입니다.

수동형과 전자식은 다른 숫자를 줍니다

두 방식의 차이를 알고 보면 결과를 해석하기 쉬워집니다.

항목수동형(알파비적)전자식 측정기
측정 기간90일 이상 권장48시간부터 가능, 장기 누적도 지원
결과 확인분석기관 회신 필요화면에서 즉시 확인
강점연평균 추정에 적합, 전원 불필요시간대별 변화와 원인 파악에 적합
약점중간 확인 불가, 회수와 분석에 시간 소요초기 24~48시간 값이 불안정, 교정 상태에 좌우

전자식 기기를 쓸 때는 켠 직후의 숫자를 믿는 실수가 가장 흔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용 측정기는 내부 챔버에 라돈이 쌓여야 값이 안정되므로 첫 하루 이틀치는 참고만 해야 합니다. 제품 설명서에 안정화 시간이 적혀 있으니 그 구간은 빼고 읽습니다.

교정도 확인할 항목입니다. 센서는 시간이 지나며 특성이 변하므로 제조사가 교정 서비스를 해 주거나 교정 주기를 안내하는 제품이 낫습니다. 구매 전에 챙겨 볼 것은 측정 범위, 안정화 시간, 누적 평균 표시 기능, 데이터 내보내기 가능 여부 정도입니다. 디자인이나 앱 연동보다 이 네 가지가 판단에 쓰입니다.

무료 측정 서비스를 먼저 쓰는 이유

한국환경공단은 주택을 대상으로 라돈 무료측정과 저감 컨설팅을 운영합니다. 2026년에도 7월에 신청 공지가 올라왔고 수동형 검출기를 주택에 설치한 뒤 회수해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측정 기간은 90일 이상으로 안내됩니다.

이 서비스가 유리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비용입니다. 기기 구입과 분석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분석 신뢰도도 다릅니다. 개인이 구입한 수동형 검출기도 분석기관을 거치지만 공단 서비스는 측정 설계와 결과 해석까지 같이 해 줍니다. 남은 하나는 저감 컨설팅입니다. 수치가 높게 나왔을 때 어디서 유입되는지 확인하고 조치 방향을 안내받을수 있습니다.

신청 대상으로는 토양과 맞닿은 단독주택, 그리고 노후화로 바닥이나 벽에 틈이 생긴 주택을 특히 권합니다. 아파트라도 1층이나 지하 주차장과 붙은 세대는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공고 시점을 놓쳤다면 주민센터의 라돈측정기 대여 제도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자식 기기를 2주 정도 빌려 쓰는 방식이 많아 연평균 대신 생활 패턴별 변화를 보는 데 적합합니다.

어디에 얼마나 두고 재야 하나요?

측정 위치와 조건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다음 네 단계로 진행하면 됩니다.

1단계는 공간 선택입니다.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그리고 지면에 가까운 곳을 고릅니다. 침실과 거실이 우선이고 1층이나 반지하가 있으면 그곳을 포함합니다. 창고나 보일러실은 생활 공간이 아니므로 대표값이 되지 못합니다.

2단계는 설치 조건입니다. 바닥에서 1~1.5m 높이, 벽과 창문에서 30cm 이상 떨어진 곳에 둡니다. 환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창가, 욕실처럼 습한 곳은 피합니다.

3단계는 기간입니다. 연평균을 알고 싶으면 90일 이상, 특정 조건의 영향을 보려면 최소 48시간을 채웁니다. 측정 중에는 평소 생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측정한다고 환기를 더 하면 평소 노출 수준이 아닌 숫자가 나옵니다.

4단계는 계절 고려입니다. 라돈은 창을 닫고 난방하는 겨울에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름에 낮게 나온 값만 가지고 안심하기 어렵고 겨울 측정값을 한 번 더 확보해 두면 판단이 정확해집니다.

측정을 대행 맡길 때 확인할 것

집을 사거나 전세 계약을 앞두고 짧은 시간에 결과가 필요하면 민간 측정업체에 맡기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비용은 측정 지점 수와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단기 측정은 수만 원대부터, 장기 측정과 보고서 발급을 포함하면 수십만 원대까지 벌어집니다. 금액만 보고 고르면 받는 결과물의 성격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는 장비의 교정 성적서입니다. 교정 날짜와 유효 기간이 적힌 서류를 요청하면 됩니다. 둘째는 측정 기간을 결과지에 적어 주는지 여부입니다. 48시간 측정값과 90일 측정값은 쓰임이 다른데 기간이 빠진 보고서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셋째는 측정 지점의 좌표와 조건입니다. 어느 방, 어느 높이에서 재고 창문과의 거리가 얼마였는지가 함께 남아야 재측정과 비교가 됩니다. 넷째는 저감 공사와의 관계입니다. 측정과 저감 공사를 같은 업체가 맡으면 수치를 높게 읽을 동기가 생깁니다. 측정 결과가 애매한 구간이라면 다른 경로로 한 번 더 재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입자라면 측정 결과를 어떡게 쓸지도 미리 생각해 둘 일입니다. 주택 권고기준은 권고일 뿐 강제 조치 의무를 만들지 않습니다. 다만 측정 결과와 환기 요청 기록을 함께 남겨 두면 집주인과 개선 방안을 협의할 때 근거가 됩니다. 공단 무료측정 결과지가 이 용도로 쓰기에 가장 깔끔합니다.

기준을 넘었다면 무엇부터 하나요?

가장 먼저 할 일은 환기 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루 두세 번, 한 번에 20~30분 맞통풍을 하면 실내 라돈이 30~50%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효과가 빠른 조치라서 1순위입니다. 겨울에는 창을 오래 열기 어려우니 짧게 자주 여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두 번째는 유입 경로 차단입니다. 라돈은 토양에서 건물 틈을 타고 들어옵니다. 바닥과 벽의 균열, 배관이 벽을 통과하는 지점, 바닥 배수구 주변을 실리콘이나 전용 충전재로 메웁니다. 이 작업은 환기만으로 충분히 내려가지 않을 때 효과가 큽니다.

세 번째는 기계 설비입니다. 토양 배기 방식은 바닥 아래 공기를 뽑아 외부로 내보내는 방법으로 단독주택에서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공사가 필요하므로 측정값이 꾸준히 높게 나오는 경우에 검토합니다. 열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하면 겨울철 난방 손실을 줄이면서 환기량을 유지할수 있습니다.

조치를 한 뒤에는 다시 측정해야 합니다. 환기 습관을 바꾸고 2~3개월 뒤 수동형으로 다시 재서 평균이 얼마나 내려갔는지 확인합니다. 조치 전후 숫자를 비교해 두면 어떤 조치가 이 집에서 효과가 있었는지 알수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는 라돈 저감 장치가 아닙니다. 필터 성능을 올려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라돈은 기체이고 필터로 걸러지지 않으므로 미세먼지 대책과 라돈 대책을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FAQ

아파트는 라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나요? 고층일수록 토양 유입 경로가 멀어 농도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1층과 저층, 지하 주차장과 붙은 세대는 사정이 다릅니다.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어 신축 아파트에서 높게 측정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층수와 무관하게 한 번은 재 보는 편이 낫습니다.
전자식 측정기 수치가 하루 안에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데 고장인가요? 정상입니다. 라돈 농도는 환기, 기압, 실내외 온도차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순간값보다 누적 평균을 봐야 합니다. 창을 닫는 새벽에 높아지는 패턴은 대부분의 집에서 관찰됩니다.
측정 결과가 기준을 살짝 넘었습니다. 바로 공사를 해야 하나요? 환기 습관부터 바꾸고 재측정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환기만으로 상당 폭 내려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두 번 이상 측정에서 계속 기준을 넘고 특히 겨울 측정값이 높다면 유입 경로 차단과 기계 설비를 검토합니다.
중고로 구입한 측정기도 믿을 수 있나요? 센서 상태와 교정 이력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사용 연수가 오래된 기기는 측정값이 치우칠 수 있습니다. 중고 기기를 쓸 경우에는 공단 무료측정이나 대여 기기 결과와 같은 기간에 비교해 보고 차이가 크면 참고용으로만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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