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8 · 홍태경 (연구위원)

도시 열섬 현상은 기온을 얼마나 올릴까, 도시화 기여도 29~50%와 온열질환 4460명 데이터로 본 폭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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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열섬 현상은 실제로 기온을 얼마나 올리나요?

핵심은 지금 우리가 겪는 더위의 상당 부분이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도시 구조에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기상청이 1973년부터 2020년까지 48년을 분석한 결과, 10년당 기온 상승률은 비도시가 0.23도인 반면 대도시는 0.36도, 중소도시는 0.38도였습니다. 도시화 효과만 떼어내면 중소도시 기온 상승분의 29~50%, 대도시는 22~47%를 도시화가 설명합니다. 절반 가까이가 아스팔트와 건물이 만든 열입니다. 2025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신고된 환자가 4,460명으로 전년보다 20.4% 늘어난 배경에도 이 구조가 깔려 있습니다.

목차

같은 시각, 300미터 떨어진 두 지점의 온도차

몇 해 전 여름, 저희 연구원이 서울 시내 한 구도심에서 이동식 온도 기록계를 들고 걸어다닌 적이 있습니다. 오후 3시쯤이었고, 그날 공식 기상관측소의 기온은 34.2도로 발표됐습니다.

먼저 잰 곳은 왕복 6차로 도로변이었습니다. 지면에서 1.5미터 높이 기온이 37.8도였습니다. 아스팔트 표면에 적외선 온도계를 대자 58도가 넘었습니다. 거기서 300미터쯤 떨어진 근린공원 안쪽, 큰 느티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33.1도였습니다. 4.7도 차이입니다.

같은 동네, 같은 시각, 걸어서 4분거리인데 체감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에 실제 체감 요소인 복사열까지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직달일사가 차단되기 때문에 사람이 느끼는 열 스트레스가 기온 차이보다 훨씬 크게 줄어듭니다.

그날 저희가 기록한 것은 사실 새로운 발견이 아닙니다. 도시 열섬 현상은 이미 수십 년간 관측돼온 현상입니다. 다만 현장에서 몸으로 확인하고 나면 정책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집니다. 폭염은 도시 전역에 균질하게 오지 않습니다. 같은 행정동 안에서도 도로 폭, 건물 배치, 나무 유무에 따라 5도 가까이 갈리는데, 예보와 특보는 여전히 관측소 한 지점의 값을 기준으로 발령됩니다. 정책 단위와 실제 노출 단위가 어긋나 있다는 뜻입니다.

도시화가 만든 기온, 데이터로 분리해보면

열섬 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질문은 "그래서 얼마나 뜨거운가"가 아니라 "그 열의 몇 퍼센트가 도시 때문인가"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상승분은 지역이 손쓸 수 없지만, 도시화로 인한 상승분은 지역이 설계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이 1973~2020년 48년치 관측 자료로 이 둘을 분리한 결과가 정책 설계의 기준선이 됩니다.

구분10년당 기온 상승률10년당 폭염일수 증가도시화 기여도
중소도시0.38도1.8일29~50%
대도시0.36도1.6일22~47%
비도시0.23도--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중소도시가 대도시를 앞질렀다는 점입니다. 1973~1996년 전반기에는 대도시의 기온 편차 증가가 두드러졌지만, 1997~2020년 후반기에는 중소도시 쪽이 더 컸습니다. 대도시는 이미 도시화가 포화 상태여서 추가 상승 여지가 줄어든 반면, 신도시와 택지 개발이 이어진 중소도시에서 열섬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인접한 청주와 대전을 비교하면 청주가 10년마다 1.7일, 대전이 1.1일씩 폭염일수가 늘었습니다.

장기 추세는 더 분명합니다. 기상청의 113년 기후변화 분석에 따르면 1910년대 12.0도였던 연평균 기온이 2010년대 13.9도로 1.9도 올랐고, 열대야일수는 같은 기간 4.2배가 됐습니다. 폭염 대응 예산이 대도시에 집중돼 있는 현재 배분 구조가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저희 판단입니다.

온열질환자 4,460명이 어디서 쓰러졌는가

열섬이 정책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 다치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전국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하는데, 2025년 신고 건수는 4,460명, 추정 사망자는 29명이었습니다. 2024년 3,704명 대비 20.4% 늘어난 수치이고, 역대 최다였던 2018년 4,526명에 이은 두 번째 기록입니다. 2011년 443명과 비교하면 14년 만에 약 10배입니다.

이 데이터의 진짜 가치는 총계가 아니라 분포에 있습니다.

항목상위 구분인원(비율)
발생 장소실외 작업장1,431명(32.1%)
발생 장소논·밭542명(12.2%)
발생 장소길가522명(11.7%)
직업단순노무종사자1,160명(26.0%)
질환 유형열탈진2,767명(62.0%)
질환 유형열사병667명(15.0%)

실외에서 발생한 사례가 3,534명으로 79.2%였습니다. 남성이 3,553명(79.7%)으로 여성의 약 4배였는데, 이는 남성이 더위에 약해서가 아니라 야외 노동에 더 많이 종사하기 때문입니다. 연령별로는 50대 865명, 60대 834명 순이었고, 사망자 29명 중 18명(62.1%)이 60세 이상이었습니다.

시기 집중도도 뚜렷합니다. 7월 하순에만 1,295명(29.0%)이 몰렸고, 그 시기 평균 최고기온은 33.9도로 전년 32.1도보다 1.8도 높았습니다. 하루 최다 발생일은 7월 8일 259명이었습니다. 기온이 1.8도 오르자 환자가 20% 늘었다는 관계는 폭염 대응이 왜 예방 중심으로 짜여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늘막 5,060개와 쿨링포그 235개소, 효과는 어떻게 검증하나

지자체의 폭염 대응은 지난 10여 년 사이 상당히 구체화됐습니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5개월간 종합대책을 가동하며, 시설별 규모는 아래와 같습니다.

디자인 그늘막은 신규 304개와 노후 교체 413개를 포함해 총 5,060개, 물안개를 뿜어 주변 기온을 낮추는 쿨링포그는 48개소를 추가해 총 235개소입니다. 도로 표면에 물을 흘려보내는 쿨링로드는 19개소 5.67킬로미터, 옥상에 반사 도료를 칠하는 쿨루프는 496개까지 늘었습니다. 무더위쉼터는 4,078개소, 도로 물청소는 간선·일반도로 2,163킬로미터를 대상으로 물청소차 199대를 투입해 평상시 하루 1~2회,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하루 최대 5~8회까지 시행합니다. 5월 기준 재난관리기금 115억 1,600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촘촘합니다. 다만 저희가 정책 평가 자료를 검토하며 반복해서 마주치는 문제는 설치 실적은 집계되는데 효과는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늘막이 몇 개인지는 알 수 있지만, 그 그늘막이 실제로 온열질환 발생을 줄였는지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측정하지 않습니다.

효과를 검증하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시설 설치 지점의 위치정보와 온열질환 발생 지점을 겹쳐볼 수 있는 공간 데이터입니다. 둘째, 설치 전후 국지 기온을 재는 소형 관측망입니다. 셋째, 유동인구 자료와 결합한 노출 인구 추정입니다. 세 가지 모두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고 이미 부분적으로 구축돼 있는데, 부서가 흩어져 있어 결합되지 않습니다. 폭염 대응이 시설 사업으로만 남고 환경보건 사업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열 취약계층은 왜 늘 같은 동네에 몰려 있을까

열지도를 그려보면 고온 구역과 저소득 주거 밀집 구역이 상당히 겹칩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녹지가 적고 건물이 빽빽하며 도로 비중이 높은 지역은 지가가 낮고, 지가가 낮으니 저렴한 주거가 형성됩니다. 반지하와 옥탑, 노후 단독주택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주택은 단열 성능이 떨어져 낮에 축적된 열이 밤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열대야가 오면 실내가 실외보다 더운 역전 현상이 흔합니다.

에어컨 보유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가동 여부입니다. 기기가 있어도 전기요금이 부담돼 켜지 않는 가구가 상당수라는 점은 여러 실태조사에서 반복 확인됩니다. 온열질환 사망자의 62.1%가 60세 이상이라는 수치는 고령이 생리적으로 취약하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냉방비 부담을 감당할 소득이 없는 계층이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현장 조사에서 마주친 한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 외곽의 노후 다세대 반지하에 사는 70대 어르신은 선풍기 두 대를 밤새 돌리고 있었습니다. 실내 온도를 재보니 밤 11시에 31.4도였습니다. 같은 시각 인근 관측소 기온은 27.8도였습니다. 실외보다 실내가 3.6도 높았던 셈입니다. 낮에 콘크리트와 지반이 머금은 열이 밤새 빠져나오는 구조였고, 창문을 열면 도로 소음과 벌레가 들어와 열어둘 수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폭염 대책에서 실내 환경이 빠지면 안 되는 이유가 이 한 장면에 다 들어 있습니다.

환경 형평성 관점에서 보면 열섬은 배출과 피해가 어긋난 전형적 사례입니다. 냉방기 실외기와 자동차가 뿜는 폐열은 도시 전체가 만들지만, 그 열이 축적되는 곳과 피할 수단이 없는 사람이 사는 곳은 좁은 구역에 겹칩니다. 그래서 폭염 정책의 성패는 시설 총량이 아니라 배치의 정확도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늘막 5,000개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고르게 까는 것과, 열 취약 지수가 높은 400개 구역에 집중 배치하는 것은 같은 예산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우리 동네 폭염 대응을 점검하는 네 가지 기준

거주 지역의 폭염 대책이 실질적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 순서로 살펴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지자체 누리집이나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첫째, 열지도가 있는지 봅니다. 위성 열영상이나 자체 관측망으로 만든 구역별 온도 분포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시설배치는 사실상 감으로 하는 것입니다.

둘째, 무더위쉼터의 야간·주말 운영 여부를 확인합니다. 경로당이나 주민센터를 지정만 해 두고 평일 낮에만 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열대야 사망은 밤에 일어납니다. 24시간 개방 쉼터가 몇 곳인지가 실질 지표입니다.

셋째, 도시 그늘의 총량보다 연결성을 봅니다. 그늘이 끊긴 채 점점히 흩어져 있으면 이동 중 노출을 막지 못합니다. 지하철역에서 주요 시설까지 그늘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지가 핵심입니다.

넷째, 옥외 노동자 보호 조치를 확인합니다. 온열질환의 32.1%가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폭염특보 시 작업 중지 기준과 휴게시설 설치 실태가 가장 직접적인 예방책입니다.

이 네 가지가 갖춰진 지자체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다만 열지도 구축과 소형 관측망 도입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어, 앞으로 몇 년 사이 지역 간 대응 수준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도시 열섬 현상과 지구 온난화는 어떻게 다른가요?

지구 온난화는 온실가스 축적으로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이 오르는 현상이고, 열섬은 도시가 주변 지역보다 더 뜨거워지는 국지적 현상입니다. 원인도 다릅니다. 열섬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열 저장, 녹지 감소로 인한 증발산 부족, 자동차와 냉방기의 인공 폐열, 건물 밀집으로 인한 통풍 저해가 겹쳐 발생합니다. 기상청 분석에서 비도시 기온 상승률이 10년당 0.23도인 반면 도시는 0.36~0.38도였는데, 그 차이가 대체로 열섬 몫입니다.

온열질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더워져서인가요, 신고가 늘어서인가요?

둘 다 영향이 있습니다. 응급실 감시체계는 참여 의료기관이 자율 신고하는 구조라 참여 기관이 늘면 집계도 늘어납니다. 다만 2025년의 경우 7월 하순 평균 최고기온이 33.9도로 전년보다 1.8도 높았고 환자도 같은 시기에 29%가 몰렸습니다. 기온 변동과 발생 곡선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실제 노출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늘막이나 쿨링포그가 실제로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나요?

국지적으로는 있습니다. 그늘막은 직달일사를 차단해 체감온도를 낮추고, 쿨링포그는 물이 증발하며 주변 열을 빼앗아 기온을 내립니다. 다만 효과 범위가 좁고 지속시간이 짧아 도시 전체 기온을 낮추지는 못합니다. 열섬 자체를 줄이려면 녹지 확충, 바람길 확보, 건물 옥상·외벽 반사율 개선처럼 도시 구조를 바꾸는 장기 대책이 함께 가야 합니다.

온열질환 데이터는 어디서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질병관리청이 여름철 감시 기간 중 주 단위로 신고 현황을 공개하고, 시즌 종료 후 연간 운영 결과 보도자료를 냅니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도 연도별 온열질환 감시 데이터를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어 연령·지역·발생 장소별 분석이 가능합니다. 지역별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관측지점 단위로 조회됩니다.

열섬 저감에 가장 효과가 큰 대책은 무엇인가요?

단일 대책으로는 수목 그늘이 가장 비용 대비 효과가 큽니다. 증발산으로 기온을 낮추는 동시에 복사열을 차단해 두 가지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무가 자라 그늘을 만들기 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단기에는 반사율 높은 포장재와 쿨루프, 중기에는 바람길 확보를 위한 건축물 배치 규제를 병행하는 조합이 현실적입니다. 무엇을 먼저 할지는 지역의 열지도가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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