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 · 구본석 (원장)

폐가전은 2026년부터 무엇이 달라졌나요? 전 품목 무상수거 확대와 보조배터리 분리배출, 연 8만 톤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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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전은 이제 스티커 없이 버릴 수 있나요?

핵심은 2026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 대상이 기존 50종에서 거의 모든 가전제품으로 넓어졌다는 점입니다. 의류관리기와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전기면도기처럼 전에는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붙이거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렸던 품목이 개수 제한 없이 무상 배출 대상이 됐습니다. 제도 확대로 연간 약 8만 톤의 폐가전이 추가로 재활용되고 이산화탄소 6.5만 톤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다만 배터리가 들어 있는 제품은 배출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어 그대로 던져 넣으면 화재가 납니다.

목차

베란다에 3년 있던 선풍기

생활환경 실태 조사로 가정을 방문하면 베란다와 창고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 보는데요. 쓰지 않는 가전이 쌓여 있습니다. 고장 난 휴대용 선풍기, 충전이 안 되는 보조배터리, 줄이 끊긴 전기면도기, 리모컨을 잃어버린 미니 가습기 같은 것들입니다.

버리지 않은 이유를 물으면 답이 비슷합니다.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몰라서였습니다. 대형 가전은 무상방문수거를 신청하면 된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습니다. 작은 가전은 기준이 모호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넣으면 되는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지, 스티커를 사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아파트 분리배출장에 소형가전 수거함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한 가구에서는 보조배터리 네 개가 서랍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부풀어 있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부풀면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한 상태라 압력이나 열이 가해지면 발화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 봉투에 넣어 압축차에 들어가먼 그 순간 불이 붙습니다. 실제로 수거 차량과 선별시설 화재의 상당 부분이 이렇게 버려진 배터리에서 시작됩니다. 몰라서 모아 둔 것이 가장 위험한 보관이었던 셈입니다.

이 장면이 제도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버릴 방법이 복잡하면 사람들은 버리지 않고 쌓아 둡니다. 쌓아 둔 가전은 자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중 배터리가 든 제품은 시간이 갈수록 위험해집니다. 수거 범위를 넓히는 정책은 재활용량을 늘리는 일이면서 가정 안의 위험을 줄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무엇을 바꾸나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제품을 만들어 판 쪽이 다 쓴 뒤의 회수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생산자가 매년 재활용 의무량을 배정받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부과금을 냅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무상으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수거와 재활용 비용이 제품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는 셈입니다.

현장에서는 생산자들이 공제조합을 만들어 의무를 공동으로 처리합니다. 폐가전 쪽에서는 E-순환거버넌스가 국내 대형 폐가전 물량의 90% 이상을 다룹니다. 분담금 산정과 처리 단가를 둘러싼 투명성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소비자에게는 무상으로 보이지만 그 뒤에는 분담금이 오가는 구조이고 이 구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재활용 품질을 좌우합니다.

제도의 성과를 재는 지표도 알아둘 만합니다. 회수율은 시장에 출고된 양 대비 거둬들인 양이고 재활용률은 거둬들인 양 가운데 실제로 자원으로 되돌린 비율입니다. 두 숫자는 다르게 움직입니다. 회수를 많이 해도 선별이 어려운 복합 재질이 많으면 재활용률은 오르지 않습니다. 가전은 금속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재활용률이 괜찮은 품목군에 들어갑니다.

2026년에 달라진 것

대상 품목의 범위가 가장 크게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목록에 오른 50종만 제도 대상이었습니다. 목록에 없는 제품은 생산자 책임도, 무상 수거 체계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부터는 산업기기와 의료기기 등 일부를 뺀 거의 모든 전기·전자제품이 들어옵니다.

구분제도 확대 전2026년 이후
대상 품목지정된 50종산업·의료기기 등 일부 제외한 전 가전
소형가전 배출품목에 따라 종량제·대형폐기물로 갈림개수 제한 없이 무상 배출
새로 들어온 예해당 없음의류관리기,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전기면도기
기대 효과해당 없음연 8만 톤 추가 재활용, 이산화탄소 6.5만 톤 감축

실무적으로 바뀐 것을 하나만 꼽으면 품목을 확인하는 수고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전에는 내 제품이 50종 목록에 들어가는지 찾아봐야 했습니다. 이제는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이면 일단 폐가전 체계로 보내는 것이 기본값입니다. 전기이륜차처럼 배터리와 차체를 나눠 자원화하는 품목도 회수 체계가 따로 마련됐습니다.

배터리가 들어 있는 제품은 어떻게 버리나요

이 부분이 가장 자주 틀립니다. 기준은 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는지로 갈립니다.

  • 분리형: 배터리를 빼서 전지 수거함에, 본체는 폐가전 수거함에 넣습니다. 노트북이나 일부 무선청소기가 여기 해당합니다.
  • 내장형: 분해하지 말고 그대로 전지 수거함이나 폐가전 수거함에 넣습니다. 보조배터리, 무선 이어폰, 전동 칫솔, 휴대용 선풍기 대부분이 이쪽입니다.

내장형을 억지로 분해하지 말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외부 충격으로 내부 분리막이 손상되면 열폭주가 일어납니다. 드라이버로 뜯다가 셀을 찌르는 사고가 가정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부풀어 오른 배터리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하지 말고 금속 캔이나 모래가 담긴 용기처럼 불이 번지지 않는 곳에 임시로 두었다가 전지 수거함으로 옮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거함 위치는 주민센터와 아파트 분리배출장, 일부 대형마트에 있고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수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넣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습니다.

무상방문수거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신청 경로는 네 가지입니다. 전화 상담, 전용 홈페이지, 모바일 앱, 그리고 카카오톡 채널입니다. 신청할 때 품목과 수량, 희망 날짜, 엘리베이터 사용 여부를 입력합니다. 수거 기사가 집 안까지 들어와 가져가는 방식이라 현관문 앞에 내놓을 필요도 없습니다.

구분기준
단독 수거 가능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 1대
묶음 수거소형가전은 여러 개를 모아 신청
수거 불가소각·파손이 심한 제품, 산업·의료기기, 리모델링 폐자재
비용무상

소형가전만 있을 때는 몇 개 이상 모아야 방문 수거가 되는 기준이 지역마다 다릅니다. 기준에 못 미치면 아파트 소형가전 수거함이나 주민센터 수거함을 쓰는 쪽이 빠릅니다. 이사나 리모델링으로 한꺼번에 많이 나올 때는 미리 수량을 알려 두면 차량 배정이 수월합니다.

중고로 넘기는 선택도 짚어 둘 만합니다. 작동하는 제품이라면 재활용보다 재사용이 환경 부담이 작습니다. 제품 하나를 더 쓰는 것은 새 제품 생산에 드는 자원과 배출을 미루는 효과가 있습니다. 중고 거래나 기부로 넘길 수 있는 상태라면 그쪽을 먼저 보는편이 좋습니다.

집에서 먼저 정리하는 세 가지

수거를 신청하기 전에 집에서 해 둘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데이터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공유기, 스마트TV에는 계정 정보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남습니다. 공장 초기화만으로는 복원 가능한 흔적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기 암호화를 켠 뒤 초기화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공유기는 관리자 비밀번호와 와이파이 설정을 지우고 넘깁니다.

둘째는 분리할 것과 붙여 둘 것의 구분입니다. 전원 어댑터와 케이블은 함께 내놓으면 됩니다. 반면 토너와 잉크 카트리지는 따로 모아 제조사 회수 프로그램으로 보내는 쪽이 재활용률이 높습니다. 냉장고 안의 음식물과 세탁기 안의 물은 미리 비웁니다. 액체가 남으면 수거와 해체 과정에서 문제가 됩니다.

셋째는 수량 파악입니다. 소형가전은 몇 개를 모았는지로 수거 방식이 갈립니다. 베란다와 서랍, 신발장 위를 한 번 훑으면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조사에서 만난 가구들의 평균은 대여섯 개였고 많은 집은 열 개를 넘었습니다. 한꺼번에 처리하면 재방문 부담도 줄어듭니다.

수거된 가전은 어디로 가나요

수거된 제품은 재활용센터로 모여 해체와 선별을 거칩니다. 냉장고와 에어컨은 냉매를 회수하는 공정이 먼저입니다. 냉매로 쓰이는 물질은 상당수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이릅니다. 이 회수가 제대로 되는지가 제도의 환경 성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길가에 내놓거나 고물상으로 넘겨 비공식 경로로 해체되면 이 공정이 생략됩니다.

이어서 철과 구리, 알루미늄을 분리하고 기판에서 금속을 회수합니다. 폐가전 1톤에서 나오는 금속의 양이 광석 1톤에서 나오는 양보다 많은 경우가 있어 도시광산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플라스틱은 재질별로 선별해 재생 원료로 보내지만 난연제가 들어간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까다로워 처리 방식이 갈립니다.

해체 현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은 소형가전입니다. 종류가 많고 구조가 제각각이라 자동 선별이 어렵습니다. 수거 범위가 넓어진 만큼 들어오는 품목의 가짓수도 늘어나 선별 라인의 부담이 커집니다.

소형가전은 금속 함량이 적고 접착제로 붙인 구조가 많아 해체 비용이 회수 가치를 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분해하기 쉽게 만드는 재활용 설계가 함께 가야 수거 범위 확대가 실제 재활용률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정책 쪽에서는 수거 접근성의 격차를 더 볼 만합니다. 아파트 단지는 분리배출장에 수거함을 두기 쉽지만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민센터까지 걸어가야 하는 구조에서는 고령 가구의 배출이 특히 어려워집니다. 수거함 설치 밀도와 방문 수거 기준을 지역 여건에 맞춰 조정하는 작업이 범위 확대와 함께 가야 합니다.

FAQ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이미 붙여 버렸는데 손해인가요? 가전제품이라면 무상 수거 대상이므로 스티커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품목이 헷갈릴 때는 신청 단계에서 상담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반대로 가구나 매트리스처럼 전기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은 여전히 대형폐기물 신고와 수수료 납부 대상입니다.
작동하는 가전도 무상 수거를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작동하는 제품은 중고 거래나 기부로 재사용하는 쪽이 자원 측면에서 낫습니다. 수거 신청은 더 이상 쓸 수 없거나 받아 줄 곳이 없는 경우에 쓰는 선택으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보조배터리를 아파트 소형가전 수거함에 넣어도 되나요? 단지에 전지 수거함이 따로 있으면 그쪽이 맞습니다. 전지 수거함이 없다면 폐가전 수거함에 넣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종량제 봉투와 플라스틱 재활용함에는 넣지 않습니다. 압축 과정에서 발화 위험이 가장 큰 경로입니다.
수거 기사에게 비용을 요구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무상방문수거는 소비자 부담이 없습니다. 추가 비용을 요구받았다면 신청한 경로의 고객센터에 알리면 됩니다. 공식 신청 경로를 거치지 않은 업체가 방문하는 경우도 있어 신청 번호와 방문 예정 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중고 가전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은 괜찮은가요? 작동하는 제품의 재사용은 권장되지만 사실상 폐기물인 제품을 중고로 포장해 보내는 것은 바젤협약과 국내 폐기물 수출 규정의 제한을 받습니다. 작동 여부 확인 없이 대량으로 넘기는 경로는 수입국에 처리 부담을 넘기는 결과가 됩니다. 개인이 직접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라 공식 수거 체계를 쓰는편이 안전합니다.
냉매 회수가 안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이르는 물질을 포함합니다. 해체 과정에서 그대로 대기로 날려 보내면 제품 한 대가 승용차 수년치 배출에 해당하는 영향을 남길 수 있습니다. 비공식 경로로 넘기지 말라는 안내가 붙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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